
매년 수백억 원의 로또 당첨금이 임자를 못 찾고 국고로 사라진다. 대부분 5,000원, 5만 원짜리 소액 당첨금이다. 정부가 8월 18일부터 이 돈을 자동으로 챙겨주는 시스템을 가동한다.
지난해 미수령 로또 당첨금, 581억 원 ‘역대 최대’
기획예산처 복권위원회는 11일 제191차 전체회의를 서면으로 열고 ‘복권의 발행·관리 및 판매에 관한 지침 개정안’을 의결했다. 핵심은 오는 8월 18일부터 시행되는 ‘미수령 당첨금 자동지급’ 제도다.
로또복권 미수령 당첨금은 매년 400억 원대를 오가다 지난해 581억 원까지 늘었다. 2021년 430억 원에서 4년 만에 35.1% 증가한 규모다. 같은 해 지급기한을 넘겨 국고(복권기금)로 귀속된 로또 당첨금은 무려 659만 건에 달한다.
| 연도 | 로또 미수령 당첨금 |
|---|---|
| 2021년 | 430억 원 |
| 2022년 | 413억 원 |
| 2023년 | 521억 원 |
| 2024년 | 426억 원 |
| 2025년 | 581억 원 |
왜 이렇게 많은 돈이 방치될까. 인터넷으로 산 복권은 구매자 확인이 가능해 당첨 안내나 자동지급이 이뤄지지만, 판매점에서 현금으로 산 종이 복권은 누가 샀는지 특정할 수 없는 구조였기 때문이다. 당첨자가 확인을 미루거나 복권을 잃어버리면 지급개시일로부터 1년이 지나 소멸시효가 완성되고, 당첨금은 그대로 복권기금에 편입된다.
미수령액의 대부분은 고액 당첨금이 아니다. 5등(5,000원)과 4등(5만 원)처럼 액수가 작아 “나중에 찾지” 하고 넘어가는 경우가 절대다수를 차지한다.
QR코드 한 번 스캔이면 끝, 페이코 ‘복권지갑’
복권위는 이 사각지대를 해소하기 위해 간편결제 앱 페이코(PAYCO)와 손을 잡았다. 방법은 간단하다.
- 판매점에서 종이 로또를 구매한다.
- 페이코 앱 ‘복권지갑’ 메뉴에서 복권 상단 QR코드를 스캔해 등록한다.
- 이후 당첨 여부와 수령 여부를 알림으로 안내받는다.
① 추첨 당일 오후 9시경 – 당첨 여부 1차 안내
② 추첨 후 30일이 되는 날 오전 10시경 – 아직 안 찾은 당첨금이 있으면 2차 알림
지급기한까지 끝내 찾아가지 않으면 지급기한 당일 자동으로 입금 처리된다. 금액에 따라 방식이 나뉜다.
| 당첨금 규모 | 지급 방식 |
|---|---|
| 200만 원 이하 (4·5등 등) | 페이코 포인트로 자동 지급 (현금 출금·가맹점 결제 가능) |
| 200만 원 초과 (1~3등 등) | 실명 인증 후 등록된 본인 계좌로 현금 이체 |
고액 당첨자는 소득세 신고를 위해 성명·주민등록번호 등 실명 인증 절차를 거치게 된다.
등록했다고 복권을 버리면 안 되는 이유
즉, 지급기한이 지나 자동입금이 실행되기 전까지는 실물 복권을 꼭 보관해야 한다는 뜻이다. 다급하게 직접 당첨금을 찾으려면 여전히 실물 복권 제출이 필요하고, 복권을 분실하면 앱에 등록해뒀다는 사실만으로는 문제가 해결되지 않을 수 있다. 다만 분실 시 구체적인 처리 절차는 아직 복권위가 세부 안내를 내놓지 않았으므로, 실물 복권 관리에는 각별히 신경 쓰는 게 안전하다.
판매점 정보도, 기업용 복권 교환권도 함께 온다
이번 개편에는 소비자·판매점 편의를 높이는 부수 조치도 담겼다.
- 판매점 실시간 정보 개방: 전국 9,530개 로또 판매점의 영업 여부·위치·운영시간을 네이버지도, 카카오맵에서 확인할 수 있게 된다.
- 기업 경품용 연금복권 교환권 시범 도입: 기업이 판촉·경품 행사에 활용할 수 있는 연금복권 교환권을 도입한다. 1장당 5,000원 이하로 제한하고, 청소년 대상 제공은 금지된다.
복권 시장 자체도 몸집을 계속 키우고 있다. 로또 출시 전인 2002년 9,800억 원에 불과했던 복권 판매액은 지난해 7조 6,600억 원으로 약 7.8배 늘었고, 판매점 수도 5,197개에서 9,530개로 두 배 가까이 증가했다.
정부 “적은 돈이라도 국민 권리는 끝까지 찾아준다”
기획예산처 관계자는 이번 조치가 소액이라도 국민의 정당한 권리를 지키는 장치가 될 것이라는 취지를 밝혔다. 소외계층 비중이 높은 판매점 입장에서도 QR코드 등록이 늘면 매출 향상에 도움이 될 것이라는 기대도 나온다.
다만 넘어야 할 숙제도 있다. 페이코 앱을 쓰지 않는 이용자, 특히 디지털 기기에 익숙하지 않은 고령층은 여전히 사각지대에 남을 수 있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등록 절차를 얼마나 쉽게 알리고 확산시키느냐가 제도의 실효성을 가를 전망이다.
새 제도는 8월 18일부터 곧바로 적용된다. 이번 주말 로또를 구매할 계획이라면, 판매점을 나서기 전 페이코 앱부터 열어보는 게 좋겠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