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핵심 요약
- 국회가 7월 31일 본회의에서 검사의 보완수사권을 전면 폐지하는 형사소송법 개정안을 재석 178명 중 찬성 175명으로 통과시켰고, 8월 4일 국무회의 의결로 확정됐다.
- 개정안은 10월부터 공소청법·중수청법과 함께 시행되며, 이때부터 고소·고발 사건은 경찰과 중대범죄수사청(중수청)만 수사하게 된다.
- 경찰의 보완수사 요구가 최근 몇 년간 계속 늘어난 가운데(2026년 상반기 6만5,913건), 이 업무가 경찰에 3~5배 급증할 수 있다는 우려와 함께 국민의힘의 헌법소원 예고로 후폭풍이 이어지고 있다.
경찰이 수사해서 검찰에 넘긴 사건인데 증거가 부족하거나 조사가 더 필요하면, 지금까지는 검사가 직접 그 사건을 보완해서 수사하거나(직접보완수사) 경찰에 다시 요구할 수 있었습니다(재요구). 이번 개정안은 이 중 검사가 직접 보완수사를 하는 권한을 없애고, 앞으로는 무조건 경찰에 넘겨서 경찰이 1개월 안에 마무리하도록 바꾸는 내용입니다.
2021년 도입된 보완수사요구, 4년 만에 폐지 수순 밟는다
보완수사요구권은 2021년 검경수사권 조정 당시 검찰의 수사지휘권이 없어진 것을 보완하기 위해 새로 만들어진 제도다. 경찰이 송치한 사건에서 증거나 법리가 부족하면 검사가 경찰에 추가 수사를 요구할 수 있도록 한 것으로, 검찰의 사건 통제력을 어느 정도 유지시켜주는 장치였다.
그런데 이 제도가 도입된 지 4년 만에 검찰이 이 권한을 활용하는 빈도는 오히려 계속 늘었다. 검찰이 경찰에 돌려보낸 보완수사 요구 사건은 2025년 11만623건으로 역대 최다를 기록했고, 2021년과 비교하면 27.2% 증가했다. 2026년 상반기(1~6월)에만 이미 6만5,913건에 달했다. 특히 최근 급증한 사기 사건이 상당 부분을 차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발의부터 국무회의 의결까지 26일…”빛의 속도” 입법
더불어민주당이 검사의 보완수사권 전면 폐지를 정부 방침으로 공식화한 것은 7월 초, 형사소송법 개정안이 발의된 것은 7월 9일이다. 이후 7월 30일 국회 본회의에 상정되자 국민의힘은 필리버스터(무제한 토론)로 맞섰지만, 다음 날인 7월 31일 필리버스터가 종결되며 표결에 부쳐졌다.
| 표결 결과 (7월 31일 본회의) | 내용 |
|---|---|
| 재석 | 178명 |
| 찬성 | 175명 |
| 반대 | 2명 (민주당 곽상언, 개혁신당 이주영) |
| 기권 | 1명 (민주당 이소영) |
국민의힘은 필리버스터 이후 표결에 참여하지 않았다. 개정안은 이후 8월 4일 이재명 대통령 주재 국무회의에서 원안 그대로 심의·의결되며 최종 확정됐다. 법무부 정성호 장관은 이를 두고 “형사소송법이 이렇게 빠르게 개정된 것은 처음”이라며 입법 속도에 대한 우려를 표하기도 했다.
10월부터 고소·고발은 경찰과 중수청만 수사한다
개정안의 핵심은 검사의 직접 보완수사권을 없애고, 그 권한을 경찰관에게 넘기는 것이다. 앞으로는 검사가 사건을 돌려보내면 경찰이 1개월 안에 보완수사를 마쳐야 하며, 필요하면 1개월 추가 연장이 가능하다. 만약 수사 과정에서 중대한 위법이 있거나 검사가 소추 재량권을 벗어난 것으로 판단되면 법원이 공소기각 판결을 내릴 수 있는 조항도 새로 담겼다.
이는 검찰청 폐지, 공소청·중대범죄수사청(중수청) 신설이라는 더 큰 검찰개혁 흐름과 함께 맞물려 있다. 10월 출범하는 중수청은 정원 2,874명 규모로, 본청 1곳과 서울·수원·대전·대구·부산·광주 6개 지방청을 두고 부패·경제·방위사업·마약·국가보호·사이버범죄·법왜곡죄 등 7대 중대범죄를 전담한다. 검찰청은 폐지되지만 중수청으로 옮기는 검사들의 계급과 봉급, 정년은 10월 2일부터 내년 4월 30일까지 한시적으로 종전 수준이 보장된다.
여당 “공정한 형사사법제도” vs 야당 “명백한 위헌”
더불어민주당은 이번 개정을 수사와 기소 권한을 분리해 견제와 균형을 제도화하는 개혁으로 규정한다. 박해철 대변인은 “권한은 분산하고 책임은 강화하는 개혁”이라며 피해자 보호가 오히려 강화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반면 국민의힘은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나경원 의원은 이를 “명백한 위헌”이라고 규정했고, 한동훈 의원은 경찰에 대한 보완수사 요청이 실효성이 떨어져 경찰이 “문제없다”며 사건을 그대로 넘길 가능성을 우려했다. 정점식 의원 등은 영장청구권만 남은 검사의 권한이 형식적으로 형해화될 수 있다는 점, 그리고 2023년 헌법재판소가 검사 수사권을 헌법상 권한으로 보지 않았지만 재판관 9명 중 4명이 반대 의견을 냈던 전례를 근거로 위헌 소송을 준비하고 있다. 국민의힘은 헌법소원과 권한쟁의심판 등 법적 대응 수단을 검토 중이다.
법조계 안팎서도 “부작용 우려”…경찰도 불만
이번 개정에 우려를 표한 곳은 야당만이 아니다. 법무부 정성호 장관과 구자현 검찰총장 직무대행도 국무회의 의결 전까지 우려를 나타내며 사의를 시사했지만, 정부는 원안을 그대로 밀고 나갔다. 정성호 장관은 새 제도가 “선의로 설계됐더라도 현장에서 어떤 부작용이 나올지 아무도 예측하지 못한다”며 신속한 보완을 당부했다.
정작 업무를 넘겨받는 경찰 내부에서도 불만이 나온다. 현재 검찰이 송치 사건 중 보완수사를 요구하는 비율은 약 10%인데, 검사의 직접 보완수사까지 모두 경찰로 넘어오면 이 업무가 3~5배까지 늘어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구속 사건은 법정 기한 때문에 우선 처리되겠지만, 11월부터는 불구속 사건 처리가 지연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경찰 내부에서는 1개월이라는 처리 기한이 현실적이지 않고, 사회적 약자 대상 범죄를 중수청에 송치하는 기준이 모호하다는 실무적 지적도 나온다. 다만 경찰청장 직무대행은 “폐지되더라도 지금과 달라질 것은 없다”며 “수사의 완결성을 높이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헌법소원 예고…형사사법체계, 다음 무대는 헌법재판소
법 개정이 확정됐지만 논쟁은 끝나지 않았다. 국민의힘은 위헌성을 이유로 헌법소원 청구를 준비 중이며, 법률자문위원회를 통해 구체적인 대응 방안을 마련하고 있다. 법조계 일각에서는 결국 헌법재판소가 이번 형사소송법 개정의 운명을 가르게 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당장 남은 과제는 10월 시행에 대비한 후속 정비다. 법무부는 수사준칙 등 하위 법령과 관계 법률 개정을 위한 입법예고 절차를 서둘러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개별 법률 곳곳에 남아 있는 검사의 수사권 관련 조항도 함께 손봐야 해, 두 달 남짓한 기간 안에 얼마나 매끄럽게 새 체계로 전환할 수 있을지가 다음 관전 포인트다.
참고 자료
SBS뉴스, YTN, MBC뉴스, 파이낸셜뉴스, 헤럴드경제, 뉴스1, 뉴스핌, 한국일보, 아주경제, 머니투데이, 서울경제, 프레시안 등 2026년 7~8월 보도 종합
